Happy Birthday to You..

진실의 나라를 찾아서.... Array ####### 일곱 살 때, 그는 엄마의 손에 끌려, 난생 처음으로 무단횡단을 했다. 엄마는 단지 바빴을 뿐이지만,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언제까지나 참되고 진실하기만 할 것 같던 엄마가, 우리 엄마가 그럴 줄이야... 유치원에서는 무단횡단을 가르쳐 준 적이 없었다.  엄마 뱃속에서 태교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은 언제나 파란 불에만 횡단보도를 건너라고 가르쳤다.  '엄마도 항상 규칙을 지키라고 했잖아?' 그런 엄마가 자기 입으로 한 말을 거스르다니,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엄마 손을 뿌리치고 가출을 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집 밖 세상도 엄마와 그리 다를 건 없었다. 세상은 언제나 입으로는 진실을 말했고 몸으로는 거짓을 말했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었다. 깊은 배신감과 세상에 대한 실망만을 간직한채 그는 집으로 돌아왔다. 진실의 나라는 어디 없는 걸까? 그런 그에게 유일한 위안은 TV였다.  TV 속에서는 언제나 착하고 진실한 주인공이 승리했다. 매일 뉴스에서는 사회의 거짓을 꼬집고 비판했다. 어쩌면 이렇게 실제 세상과 TV는 다른 걸까? TV 속의 진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궁금함을 못 이겨 TV를 뜯고 그 안에 들어가 보기도 했지만, 브라운관 안에는 고압전류만이 흐를 뿐이었다. 하마터면 감전되어 죽을뻔했지만 그는 그 속에서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비록 TV속에서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지만, 방송국에서는 진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날... 어른이 되면 반드시 방송국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다. 시간이 흘러 그는 20대 후반이 되었고 많은 일자리를 옮긴 끝에 그토록 원하던 방송국에서 일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곳에서도 진실은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TV 속의 진실은 카메라 앞에서 거짓으로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똑같고 방송국도 사람사는 곳 중 한곳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진실처럼 보이기 위해 카메라 앞의 연기자가 혼신을 다하는 것 뿐이었다. 겉으로만 그럴 듯한 포장일 뿐이었다. 진실의 나라는 정말 없는 걸까?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진실의 나라는 분명히 있어. 난 일곱살 전까지만 해도 진실의 나라에 살았었단 말이야... 그때 엄마 손에 이끌려 무단횡단만 하지 않았어도 지금 난 진실의 나라에 있을꺼야.. 그는 아직도 일곱살 이전의 기억이 생생했다.  모든 것이 꿈과 희망으로 가득차 있던, 진실로만 이루어진 세상..  그는 그곳이 진실의 나라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어느날 그는 오래전 방송을 그만두고 노년을 보내고 있는 대선배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되었다. "하하, 나도 자네처럼 TV 속에는 진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지. 하지만 틀렸어. TV 속에는 진실이 없어." "그렇다면 역시, 진실의 나라는 없는 걸까요?" "아니, 그렇지 않아. 진실의 나라는 분명히 있어. 진실의 나라에 다녀온 사람이 없는 이유는 그 곳에 가면 아무도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지.. 하지만 난 두려워서 그곳에 가지 못했어." 그 선배는 그에게 지도 한장을 주었다. 상당히 낡은 종이에는 현대 표기법으로 진실의 나라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다. 지도를 받은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그곳으로 떠났다. 그의 인생은 그때서야 비로소 시작되고 있었다. "하아, 여긴가..?" 오랜 시간을 들여 그는 지도에 표시된, 평생을 거쳐서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진실의 나라에 도착했다. 그 곳은 북극이었다. 남극과 달리 에스키모인도 살지 않는, 사람의 손때가 전혀 묻지 않은 순수한 공간이었다. 온 몸이 얼어붙는 추위 속에서 그는 홀로, 드넓은 백색 설원 위에 무릎을 꿇고, 그가 그토록 원하던 진실로 가득 찬 대기를 가슴 속 깊이 들이마셨다. "날씨 참 좋구나..." 하지만 그 뿐이었다..  그 곳이 진실의 나라인지는 분명치 않았지만 사람이 살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불연듯 사람이 살 수 없는 세상의 모든 공간은 진실의 나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선배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진실의 나라에 도착한 사람들은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는데...그럼 이 곳은 진실의 나라가 아닌걸까...?" 믾은 생각을 하기에 그곳은 날씨는 너무 차가웠다. 그래서 일단은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이미 그의 몸은 얼어붙기 시작했고...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서서히 의식을 잃어갔지만 얼굴은 미소짓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과 반짝이는 햇살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