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친구? 곁에 두고 오래 사귀는 벗? 이제는 지루하고 식상해 그 문장만으로도 군내나는 이 해석은 지긋지긋하다. 하지만 친구와 좀 아는 사람을 구분해가며 말할 줄 아는 어른이 되면서 이 지긋지긋한 친구의 의미는 열없이 각인된다. '친구'라는 단어의 강제된 고결성이 친구라는 말을 쉽게 내뱉지 못하게 하는 나이가 되면 어른이 된 것이다. 미끄럼틀 아래에서 모래 장난을 하다 처음 만난 아이의 손을 잡고 대문을 넘기 전부터 "엄마, 찐구 왔어, 찐구"하던 시절은 다시는 없다. 아르바이트나 혹은 그밖의 사회생활을 통해 만난 사람이 죽이 잘 맞아 오래 같이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어쩌다 함께 마주친 고등학교 동창 앞에서 그를 동료라고 말할 뿐, 친구라는 말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방학이 되면 한달에 한 번 볼까말.. 더보기 이전 1 ··· 508 509 510 511 512 513 514 ··· 5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