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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이웃공개

MONSTER

오늘은 기분이 무척 좋아요. 무슨 얘기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은 오늘 아침, 시무룩했던 그 아이의 표정이 사라졌다는걸 느꼈을때 너무 섭섭했어요. 그게 너무 섭섭했어요...  잘 쳐다보지도 못했지만..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행복했거든요. 하지만 그앨 가까이서 보기 위해 내 옆에 앉히기에는 그 앤 재능이 너무 많았어요.

 

**

그 애를 바래다주고 들어오는 길에 맥주를 사왔어요. 오늘은 술이 한잔 마시고 싶었어요. 요즘 살이쪄서 걱정인데... 그래도 술이 너무 마시고 싶었어요. 너무 마시고 싶었는데.. 바래다주느라 못먹었거든요.

 

오늘.. 슬퍼하는 그 아이를 옆에서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내가 너무 한심스러웠어요. 술기운이 온몸에 흐르니 이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저히 제정신으로는 누워 있을 수가 없었어요. 가슴이 너무 아파서 도저히 누워 있을 수가 없었어요. 술이 한잔 들어가니 이제야 화도 나고 눈물도 나고...

 

내가 옛날 이야기 하나 해줄까요? 꽤 오래전 이야기에요. 그때가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열심히 살아가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말이죠.. 내가 해왔던 모든 것들.. 그 모든 것들이 나의 학벌로 인해 무너졌던 날이 있었어요. 나와 경쟁하던 그 아이가 날 짓누르며 승리하던 그 날..

 

그 날 이후.. 그 아이는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내 주변의 친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어요. 날 믿고 따르던 아이들은 날 피하기 시작했죠. 아마도 더이상 공격받지 않기 위해서였겠죠.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가장 가슴이 아팠던건 그들을 위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것.. 그것이 가장 괴로웠어요.

 

나.. 오늘 또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가로 인해서 상처받고 있는데..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어요. 단지 집에 바래다 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나.. 어떻게 해야할까요?

 

오늘... 너무 술이 마시고 싶은데.. 내 얘길 들어주며 술 한잔 마실 친구가 없네요. 그 애가 날 보며 웃었을 때.. 친구들에게 남자친구라면서 소개해줄 때.. 너무 기뻤는데.. 그 애가 아파하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네요.

 

그래도 술을 한잔 먹어서인지 기분이 무척 좋아요. 오늘은 무슨 얘기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이에요. 너무 좋아서 눈물이 글썽이는걸요.

 

오늘... 정말 기분 좋은 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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